지탱엽서💌 @jeetaeng_log

님 한 달 만에 인사드려요. 오락가락 변덕스러운 장마 속에서도 행복하게 주말을 잘 보내셨는지 궁금해요. 오늘은 들어설 때부터 하루만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아쉬웠던..! 멋진 숙소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대학교 친구들과 여행을 계획하던 중, 번뜩 생각난 곳은 모악산의 아침이었습니다. 작년 가을 제로웨이스트 숙소를 알아보다가 발견한 곳이었죠. 아름다운 초록빛 통창 사진에 마음을 뺏겨버렸지만..!  방이 4개, 무려 2층짜리 단독 주택이기 때문에 직접 가보지는 못했었어요. 그런데 이번 여행은 무려 6명이 함께하는 여행이었기 때문에 "이때다!" 싶어 전주 여행을 제안했습니다.

모악산의 아침은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숙소에요. 여행을 가면 욕실과 주방에서 일회용품이 많이 나오곤 해요. 그런데 이곳에서는 샴푸바로 머리를 감고, 고체치약으로 양치를 하고, 친환경 수세미로 설거지를 했어요. 사실 저는... 100%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대안 용품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조금 마음이 편했습니다. 이곳에서의 작은 경험이 일상을 바꾸는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는 주인장의 마음이 곳곳에서 느껴졌어요.

널찍한 통창으로 우거진 대나무들이 춤추는 풍경이 이상적으로 다가왔어요. 마치 다른 세계로 들어온 것 같았죠. 이곳은 주인장이 실제로 어린 시절 살았던 곳이라고 해요. 가족들과의 추억이 켜켜이 담겨있는 집이라 그런지 따뜻하고 평온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면 주인장의 어린 시절 사진이 보이기도 하고요, 곳곳에 손때묻은 책과 가구들이 자리 잡고 있어 금방이라도 책 한 권을 뚝딱 읽을 수 있을 것 같았죠.

친구들과 저녁을 먹기 전, 각자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오래된 스피커로 80년대 음악을 듣기도 하고, 피아노를 연주하기도,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초록빛을 한가득 머금고 있는 이곳에서의 시간이 천천히 흐르기를 진심으로 바랬어요. 수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것 같은 신비로운 공간에서, 애정하는 친구들과의 소중한 여행이었기에 그랬던 것 같아요. 

님도 언젠가 이곳에서 추억을 쌓으셨으면 좋겠어요. 님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순간이 될 것이라고 (감히..!!) 100% 확신해 봅니다. 그럼 이번주도 힘차게 시작하시기를,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바라며 이만 줄일게요.

다음 엽서로 만나요. 안녕!

2024년 7월 22일

지탱 드림

[추신]

언제 올지 모를 이 엽서를 선뜻 기다려 주셔서 참 감사합니다.